해외칼럼-'발가벗겨진' 아랍의 분노 -카멜 아부 자베르(요르단 전 외부장관_

조선일보 2004년 5월 10일자

아랍 문화는 사회학적 용어로 '수치(부끄러움)의 문화'로 알려져있다. 정숙함과 경건함을중점에 둔다는 면에서다. 이슬람교는 신앙심이 돈독한 사람들에게 사적 영역에서나 공적 영역에서나 이같은 도덕 원칙을 준수하도록 요구하고 있다.

영혼에 대한 모독

섹스는 금기시되는 주제이며 간통 등 성적으로 방정치못한 행동은 가혹하게 응징된다. 남성과 여성은 모두 단정하게 옷을 입어야 하며, 결혼하기 전까지는 '은밀한 부분'으로 간주되는 신체 부위를 절대 이성에게 노훌해선 안된다. 남녀는 서로를 똑바로 응시하거나 뚫어지게 쳐다봐서도 아녀ㅚ며 겸손하고 경견하게 눈을 내리깔아야 한다. 서방세계에서 소수 인종으로서 이슬람 교도들이 부딪히는 가장 중요한 무제 중 하나도 옷차림새에 관한 것이다. 서양에서 이슬람 교도들의 복장은 일반 시민들뿐 아니라 정부의 눈에까지 거슬리는 것으로 보인다.

이슬람교는 또한 신체와 영혼 모두를 정결하게 유지하는 데 최고의 가치를 둔다. 이 정결함은 신앙의 일부로 여겨진다. '정결함은 신앙의 일부'라는 말은 이슬람 세계에선 반복적으로 사용되는 격언이다. 모범적인 이슬람 신도는 매 기도 전, 최소한 하루에 다섯번 이상 몸을 씻어야 한다. 또한 1주일에 몇 차례씩 몸 전체를 완전히 목욕해야 한다.

이슬람인들은 청소년들도 예법에 맞게 단정히 입는다. 거리나 학교에서뿐만 아니라 집에서도 마찬가지다. 어린이들은 부모 앞에서 조차 적절하게 옷 입는 법을 배운다. 어린 아이들도 혼자 목욕하도록 교육받으며, 또 어떤 은밀한 부위도 드러나지 않도록 바르게 앉는 방법을 배운다.

그렇기 때문에 아니도 아닌 어른이 모르는 사람들 앞에서, 그것도 여군이 있는앞에서 나체로 사진에 찍힌 것은 종교적으로 또 사회감정적으로 보수적인 이슬람 교도에게 큰 모욕이자 충격이 아닐 수 없다. 이 같은 고문은 단순한 범죄가 아니라 가학적인 변태성욕이기도 하다 더구나 그런 모욕을 악명높은 아부 그레이브 감옥에서 미군이 이라크인 포로들에게 가했다는 사실은 더욱 충격적이다. 4일자 뉴욕 타임스에 따르면, 한 이라크 포로는 "이건 미국인에게 기대했던 것이 아니다. 그들은 문명화된 사람들이다. 미구인이 라크에 처음 왔을때 나는 무척 기뻐했지만 그런 화상은 깨졌다"고 말했다. 아랍세계 전체와 특히 이슬람인들은 이번 일로 충격과 당혹감에 휩싸여 있다.

오직 동물만이 대중 앞에 자신의 은밀한 부분을 내놓는다. 인간은 동물과 다른 존재이고 부끄러워할 줄 안다. 규칙적인 구타와 머리에 씌워진 검은 봉투도 충분히 나쁘다. 그러나 최악의 모욕은 발가벗겨지는 것이며, 발가벗은 채 벽을 향해 몸을 구부려 강간당하는 듯한 자세를 강요바는 것은 그보다 더 나쁘다.

미군 재교육시켜야

위의 포로는 체포됐을때 미군중 한 명이 그의 몸에 대고 소변을 보았다고 말했다. 소변은 정결함을 강조하는 이슬람 세계에서 종교적으로 불결한 것으로 여겨지며, 특히 품위를 손상시키는 모욕에 해당한다. 미군들은 이라크에 오기전 이 같은 문제에 대해 충분히 언질을 받았어야 했다.

미국의 조지 W 부시 대통령과 도널드 럼즈펠드 국방장관, 그리고 다른 미군 관리들은 부끄러운 이 행태를 인정하고 사과했다. 그러나 그들이 사과했다고 해서 충분하지도 의문이다. 미국 당국은 이 지역에서 (미군을 상대로 이슬라 문화에 대한) 광범위한 교육훈련을 시작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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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은진아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