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minary Student

논란이 되는 디워를 어제 직장동료들과 보고 왔습니다. 디워를 보러 간건 아니고 그냥 영화를 보러 간거라서 화려한 휴가, 스타더스트 등 자기 취향에 맞는 영화를 나누어서 봤지요.

솔직히 보다가 자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했고, 이미 스포일러도 좀 보고 했던 터라 아주 큰 기대는 안했습니다.

CG... 중간중간 CG 티가 나는 경우도 있었지만 사실 그 유명한 반지 제왕이나 판타스틱4도 CG티 나는 장면 많이 있잖아요? 특히 판타스틱4 전편에서 문 사이로 손을 늘려서 통과하는 씬은 여엉 아니었다고 생각합니다. 이 정도면 그래픽은 어떻든 헐리우드 수준을 따라한거 같습니다. 헐리우드에서도 먹힐거라고 생각합니다.

좀 티가 심하게 나서 수정이 필요하다고 생각되는 부분은 동물원의 코끼리와 전투장면에서 대규모 부대가 나올때네요. 코끼리는 무슨 고무인형 던져놓은거 같았구요, 부대가 나오는 장면에 먼지라도 좀 있다면 티가 덜 날거 같습니다.

그런데 제 생각에 문제는 한국인 배우 - 특히 하람, 그리고 스토리 진행과 구성이네요. 아주 논리적이지는 못한 사람이라 좀 주절거려도 이해해 주시기 바랍니다.

먼저 프롤로그에서는 이무기를 serpent 라고 말하고 한글로는 이무기라고 자막이 뜨는 것을 봤는데, 그 이후부터는 이무기를 부를 때 영어로도 이무기라고 말하더군요. 이 부분도 조금 수정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일관성을 부여하는 의미에서..

그리고 아래 여러분들께서 많은 논평을 해주셨지만 일단 하람 역할의 배우가 너무 신인티가 팍팍 나서 좀 아쉬웠습니다. 목소리도 좀 가벼운거 같고.. 처음에 사부와 이야기하던 장면에서 주먹 꼭 쥐고 2도쯤 왼쪽으로 기울어져 서서 사부를 쳐다보던 표정은 좀 웃겼어요. 아래 어느 분이 박명수 닮았다고 하셨는데 뭐 얼굴이야 눈코입만 달렸음 되고 어차피 헐리우드 진출할 영화라니까 잘 생긴 사람보다는 조금 동양적인 특징이 나는 사람이어도 좋았겠다 싶으니 대충 패스... 하지만 이미 활동중인 사람이라면 글쎄요.. 요즘은 영화 안 나오는 최재성씨가 그 역할을 했다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도 해봤습니다. 말보다 눈빛으로 해주시면 더 좋았을거 같아요. 아니면 은행나무 침대 시절의 신현준씨나... 지금은 코믹이미지가 너무 어울려서 아니구요.. 혹은 이든 역할과 좀 외모가 비슷한 사람을 써도 좋을거 같네요. 생각뿐이고 생각나는 사람은 없네요.

아트록스(그러고보니 스타크래프트 나오던 시절에 나온 국산 아류게임의 이름이네요. 스타와 너무 비슷하긴 했지만 그럭저럭 잘 만들었는데..) 군단의 대장이 자동차에 받히던 장면, 나중에 뚱뚱한 여인(실제론 보천)이 갑자기 나타나서 위기상황을 도와주고 나중에 보천으로 변하던 장면은 손만 변하는걸로 끝나도 괜찮았을거 같네요. 굳이 거울에 비친 얼굴을 보여주지 않아도 짐작이 가능한데, 여기서 숨이 한번 끊기는것을 느꼈어요.

제일 지적하고 싶은 건 상당히 일찍 시작된 전투장면이 영화 종반까지 계속 되고 있다는 점입니다. 이게 영화를 오히려 지루하게 만듭니다. 호흡이 중요한데, 숨쉴 틈을 안 주고 계속 긴장감 있는 전투가 계속 되다보니 나중엔 좀 지루하더군요. 그리고 아무리 이무기와 괴물들이 주인공이라고 해도 이든과 사라라는 부주인공(?) 설정이 되어 있다면 조금은 더 이들도 카메라가 비춰주어야 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심감독님이 TV 프로그램에서 헐리우드 느낌을 잡았다고 하셨는데, 확실히 장면은 그런 느낌이 좀 듭니다. 많은 분들이 트랜스포머 이야기를 하셨는데 트랜스포머와는 같은 SF라도 장르가 조금 다르므로 딱이 이야기할 게 없지만 시가전을 비교하자면 헬리콥터들과 익룡(?)들의 전투장면은 상당했습니다. 어떤 장면은 보다 낫기도 했습니다. 문제는 - 아까도 말했지만 숨쉬는 시간 없이 너무 길었다는 거죠. 시간상 말했는지 모르지만 용 군단이 떼거리로 나오는 장면이 있으면 이든과 새라만 비추거나 하는 식으로 호흡을 좀 더 골라줄 필요가 있고, 헬기타러 댑따 높은 빌딩 올라갈때도 어떻게 올라갔는지 건물을 향해 뛰기 시작했는데 너무 빠른 시간 안에 건물 위에까지 올라간 것도 좀 호흡이 불완전한 느낌을 받았습니다.

탱크가 한 3대쯤? 몇 대 더 있었으면 좋았을거 같고.. 탱크가 정면에서 좀 비껴서 잡힌 장면이 2번쯤 나오는데 기관총 사수하던 분이 같은 분 같다는 느낌 받았구요.. 미국 군대도 가난하구나- 하는 생각 했습니다.

폐광(?)에 군인들이 총들고 들어갔다가 쫓겨나오는 장면에선 뱀을 잡자고 난리치던 분대장(?)의 오버액션이 쓴웃음을 좀 나게 했어요. 좀 억지스러운 장면 같아요. 올라온 글 보다보니 그들 외의 많은 사람들이 너무 예쁘게 죽어있다고 하신 분 있는데, 저도 좀 그렇게 생각하구요.. 하나같이 엎어져 있었다고 기억이 나네요. 좀 누워 있는 사람도 있고 좀 잔인하긴 해도 어디쯤 좀 떨어져 나가기도 하고 해야 하는데.. 차라리 사람들을 좀 더 흩어서 여기저기 던져놓았으면 더 나았을거 같아요.

그리고 아리랑 나오는 엔딩장면에 심형래씨의 글.. 뭐랄까. 그냥 드는 생각이 아 이 사람은 그래도 "오래된" 한국사람이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정이라고 하기도 뭐하고, 무대뽀라고 하기도 뭐하지만 어떻든 나좀 봐줘.. 하는 목소리를 봤어요.. 사실 이런 장면들을 굳이 넣자면 이름 올라가면서 조그마하게 편집하는 사진이나 신호내리는 화면, CG가 완성되기 전 와이어프레임과 모형을 비교하는 사진이라든가.. 뭐 이런게 좀 나와주는게 차라리 깔끔하고 더 있어보일텐데.. 굳이 사진들을 올리셔야 했을까.. 미국 개봉판은 안 나온다니까 뭐 그러려니 합니다. 사실 크레딧만 깔끔하게 나오고 그러면 더 낫지요.

어느 영화인이 300억 투자를 받았는데 뭐가 힘드냐고 눈물을 흘리냐고 했다는 것이나, 영화에 대해서 심하게 평론하시고 네티즌과 싸움했다는 교수님 이야기도 봤습니다만.. 어떻든간에 이 모든게 D-War 라는 작품이 논란성을 띨만큼 성장했다는거 정도에 의미를 두는게 좋을거 같네요. 어떻든 본인은 힘들었을거 같아요. 300억 투자를 받았다고 해도, 정말 제 정신인 투자자로서는 쥬라기공원을 마케팅에서 이기겠다고 했다던 티라노의 발톱이나 큰소리 떵떵 쳤지만 결국 대실패한 용가리 등을 보고서는 선뜻 투자하기가 힘들었겠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투자자라면 거기 투자할 비용의 100배 이상의 자산을 갖고 있지 않다면 절대 못했을겁니다. 투자자도 도박을 한거 같습니다. 하여튼 한국 사람들 이런 면에선 대단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한국에선 공룡 장난감 잘 안 팔리는데 미국 시장 혹은 세계시장은 잘은 모르지만, D-War 후속상품이 많이 팔리게 되는걸 본다면.. 정말 세계는 넓구나 하고 생각하게 될거 같네요.

"화려한 휴가"가 실제 벌어질 시절이었는지 그 이후였는지는 모르겠지만 심형래씨는 어린 시절 맨날 저 사람만 나오냐~ 하면서도 보고 있었던 기억이 나네요. 꿈을 잊고 직장에만 열심히 다니는 사람으로써 적어도 50대는 되었을 분이 꿈을 갖고 노력하고 있다는게 부러울 따름입니다.

영화를 다 보고 나오면서, 일명 "디까"들이 그렇게 심하게 까대야 할 정도인가.. 하는 생각을 일단 했습니다. 그렇다고 100점 짜리냐.. 글쎄요. 그건 개인마다 다르겠지요. 저라면 헐리우드 영화라 가정할 때에 60점~80점 정도입니다. 괴물에 비교를 한다면.. 글쎄요.. 영화장르가 다르단 생각을 해요. 또 보고 싶냐.. 라는 질문을 하신다면 - 지금 영화 예고편에 전투장면 몇 장면 더 합성하고 스토리라인 조금 더 넣고, 엔딩 장면 추가해서 40분 정도로 편집해서 보고 싶네요.

너무 주절거렸습니다. 최종평점은 CG 별4개반, 배우 별 2개 반, 구성 별 세 개, 대충 평균내서 별 3개반 드립니다.